모유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우유를 먹고 자란 아이보다 면역력이 70배는 높습니다. 식습관은 이유식을 할 때부터 형성됩니다. 채소를 먹기 싫어한다고 육류만으로 이유식을 만들어 주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나이쯤 돼서 편식을 할 때에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 위주로 만들어 주다 보면 잘못된 식습관이 형성됩니다.
결국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 소화기관이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소화는 부교감신경에 의해 작동됩니다. 무엇인가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부교감신경 덕분입니다. 우리 몸 안에서 부교감신경의 활동량이 많아지면 몸은 긍정적인 변화를 보입니다.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 물질이 분비되면서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혈관이 확장되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립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림프구의 수가 늘어납니다. 백혈구의 하나인 림프구는 무한정 높아지지만 않는다면 그 비율이 높을수록 면역력도 강해집니다. 말하자면 자율신경인 부교감신경이 적당히 우세해서 림프구의 비율이 높아지면 우리의 면역력이 튼실해지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자율신경은 음식에 의해 큰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아무것이나 마구 먹는다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교감신경을 자극할 수도 있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면역력 떨어뜨리거나 높일 수 있습니다.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무얼 먹으라는 말씀이죠?” 예를 들어 고기나 달걀,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에 치우친 식사를 하면 소화기관이 활동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알다시피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우세하면 스트레스가 강한 상태가 됩니다. 그에 따라 몸이 긴장해서 먹은 음식이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채소, 도정되지 않은 곡물, 해조류 같은 식이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관을 자극하는 시간이 길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힘이 생기고, 과로나 스트레스로 긴장된 몸을 이완시켜 줍니다.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습니다. 아침 식사는 거의 하지 않고 나머지 식사도 거르거나 불규칙하게 먹습니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피자, 햄버거, 라면 따위를 밥보다 자주 먹기도 합니다. 회식 자리에선 항상 술과 담배,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과일과 채소는 멀리하고, 부대찌개 등 기름지고 맵고 짜고 조미료 투성이인 자극적인 음식을 즐깁니다. 거기다가 커피, 과자, 청량음료 등을 수시로 아무 생각 없이 먹어댑니다. 이런 생각 없는 식습관은 모두 우리 몸을 스트레스 상태로 만들어 놓습니다.
국제암연구소와 미국 국립 암학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을 발생시키는 원인 가운데 30~35%가 잘못된 식생활에 있다고 합니다. 원래 암(癌)이란 한자로 입 구(口) 세 개가 산(山)을 이룬 모양인데, 이것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섭취와 잘못된 식습관이 지나치면 암이 생긴다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단백질 음식을 과잉 섭취할 경우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또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대장암, 유방암, 전립샘암, 췌장암 등을 발생시키고, 타거나 맵거나 짠 음식 등은 위암, 대장암을 일으킬 확률을 높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암 발병률에서 위암이 매년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맵고 짠 장류 음식과 국물 요리를 즐겨 먹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는 암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에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고,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동맥경화 등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 불균형한 식사를 오랫동안 지속할 경우에는 우리 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식이 요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너무 고통스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랜 기간 채식 위주로 먹다 보면 채식의 진가를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