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MR4를 꽤 잘 쓰고 있었다. 음질만 놓고 보면 나 같은 막귀에겐 정말 최고였달까? 그런데 쓰다 보니까 조금씩 아쉬운 점들이 보이더라. 우선, 너무 크다 보니 책상 위에서 은근히 걸리적거렸다. 이게 단순히 크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덩치가 있으니까 여기저기 치이고 자리 차지도 많이 했다.
그리고 볼륨 조절이 단계식이라는 것도 꽤 불편했다. 딱 적당한 볼륨을 맞추고 싶은데, 이놈의 단계식 조절 때문에 ‘너무 크다’와 ‘너무 작다’ 사이에서 항상 갈팡질팡. 그러던 중에 마침 광군제 세일을 보게 됐다.
거기에 M60이라는 모델이 올라와 있는 걸 발견했고, 홀린 듯 구매 버튼을 눌렀다. 한동안 고민했지만 세일 가격 앞에서는 결국 장사가 없더라. 배송은 생각보다 빨랐다. 5일 만에 도착했는데, 상자를 뜯는 순간부터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첫인상부터 MR4와는 완전히 달랐다. MR4가 조금 투박하고 묵직한 느낌이라면, M60은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소재 자체가 더 좋아 보였달까?
심지어 스피커 스탠드도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스탠드 디자인이 좀... 별로라는 건 아쉬웠지만, 뭐 기본으로 준다니 불평할 건 아니지 싶었다. 게다가 입력 옵션이 아주 다양했다.
AUX, USB-C, 블루투스, 이렇게 세 가지를 지원하는데, 입력 전환이 정말 쉬웠다. 이 부분은 굉장히 편리했다. 다만 물리 버튼 대신 터치식이라는 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긴 했다. 그래도 디자인 면에서는 확실히 점수를 줄 만했다.
볼륨 조절은 여전히 단계식이었다. 솔직히 MR4 쓸 때도 단계식 볼륨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는데, M60도 비슷하다는 점에서는 살짝 실망이었다. 그래도 M60은 애초에 +/- 터치 방식**이라 그럭저럭 납득은 됐다.
MR4처럼 노브가 있으면서도 단계식인 건 약간 배신감(?)이 들었지만, M60은 처음부터 터치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음질은? 기대 이상. 솔직히 크기가 작아진 만큼 음질이 많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약간 먹먹한 느낌이 있긴 했다.
하지만 PC 스피커로 쓰기엔 충분히 훌륭하다고 느꼈다. 최고 볼륨에서도 소리가 찢어지거나 왜곡되는 느낌은 거의 없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M60의 크기! MR4와 비교하면 정말 앙증맞다.
크기가 작아져서 책상 위 공간 활용도가 훨씬 좋아졌고, 그 덕에 스피커를 더 귀엽게 느끼게 됐다. MR4는 묵직하고 남성적인 느낌이었다면, M60은 깔끔하고 세련된 작은 친구 같았다. 가격은? 조금 애매하다.
MR4를 65,000원에 샀던 걸 생각하면, M60의 가격은 약 106,000원이라 가성비 측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감안하면 가심비는 꽤 괜찮다고 본다.
한마디로, 돈값은 한다. 결론적으로 MR4의 크기가 부담스러웠거나 볼륨 조절 때문에 짜증이 났던 사람들에게는 M60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음질 전문가가 아니고, 적당히 쓰기 좋은 스피커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들고, 그 귀여운 크기 덕분에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한 번씩 흐뭇하게 쳐다보게 된다. MR4? 이제 그 큰 덩치는 안녕이다. M60이 내 책상을 꽉 채운 건 아니지만, 내 만족은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