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천적인 면역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천적 면역력은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차츰 떨어지고 스스로의 면역력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자기 면역력이 형성되는 시기는 7세 전후이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잔병치레가 많은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건강한 면역력을 위해서는 7세까지의 건강 관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가 음식 투정이 심하고 편식을 해요.” “우리 아이는 벌써부터 고기를 좋아해요.” “우리 애는 너무 단것만 찾는다니까요.” 이런 고민을 호소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건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을거리입니다. 엄마들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 게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튀김류나 단 음식을 자주 먹이는 것은 자가 면역력을 키울 기회를 엄마가 빼앗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심지어 생일 파 티를 햄버거 가게나 피자 가게에서 열어주기도 합니다. 때문에 요즘 아이들은 체격은 커도 약골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몸집이 크다고 무작정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약골이라는 것은 결국 면역력이 약하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서구화된 식습관, 정크 푸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에 의한 암이라고 불리는 대장암의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암 발생 순위 5위였지만 환자가 점점 늘어서 현재는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산화 물질이라는 해로운 물질이 끊임없이 만들어집니다.
정상적인 세포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다행히 신체 시스템 덕분에 여러 가지 손상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계치를 넘는 산화 물질이 발생한다면 우리 몸의 좋은 시스템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암과 같은 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서구화된 식습관과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은 채소보다도 육류 위주의 고지방식일 뿐 아니라, 화학조미료와 같은 인공 화학 물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산화 물질을 너무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훈제 식품을 만들 때나 일상에서 고기를 구울 때 벤 조피렌이나 니트로사아민과 같은 발암 물질이 직접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음식을 어릴 때부터 많이 먹게 되면 과다하게 만들어진 산화 물질 때문에 몸의 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산화 물질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고지방 음식이나 튀긴 음식, 탄 음식, 인공 화학 물질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겁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이거든요.” 이런 말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이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릴 때부터 고지방식과 패스트푸드 등의 맛이 길들여지면 청소년기에 혹은 성인이 되어서도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길거리 음식을 탐닉하기 쉽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군것질 횟수 조사에서 주 1~2회가 46%로 가장 많았고, 이틀에 한 번 사 먹는다고 17%, ‘매 일 사 먹는다가 6%였습니다. 물론 '안 사 먹는다고 대답한 아이도 31%였습니다. 결국 아이 10명 가운데 7명은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다는 얘기입니다.
학교 앞이나 버스정류장, 역 주변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은 생각보다 훨씬 몸에 해롭습니다. 역시 2010년에 조사한 서울시의 자료를 보면, 길거리에서 조리 판매되는 음식을 수거해 조사해 보니 김밥, 순대, 튀김, 햄버거, 닭 꼬치, 떡볶이 등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균과 대장균 등이 검출됐다고 합니다.
가열해 만드는 대부분의 음식에서 1g당 일반 세균의 총 균수가 1000만 개까지 검출됐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일반 세균이 모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길거리 음식은 위생 상태가 다소 심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길거리 음식이 위험한 이유는 위생 상태뿐만이 아닙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다고 할지라도 길거리의 미세한 먼지에 노출돼 있고, 아이들의 입맛을 손쉽게 사로잡기 위해서 인공 감미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해로운 병균과 먼지들이 음식에 달라붙어 더욱 몸에 해로운 균을 만들게 됩니다. 요즘처럼 코로나 및 방사능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때에는 대기 중에 노출돼 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즐겨 먹는 것은 그 자체로도 해로울 뿐 아니라 입맛을 변화시키다가 엄마가 만들어 주는 밥보다 자극적인 패스트푸드나 길거리 음식을 자꾸 찾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영양 면에서 불균형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성장이 빠르고 신체 활동의 강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고른 영양 섭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영양소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부족할 경우, 성장이 지연될 뿐 아니라 뇌의 기능까지 방해할 수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몸에 해로운 음식에는 아예 입을 대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주의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엄마들 역시 바쁜 일상을 살아 가다 보면 때로는 요리할 시간이 없어 대충 한 끼를 때워야 할 경우도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자연에서 얻은 제철 식재료로 정성을 들여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빨리빨리’라는 습성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면역력을 키우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36세의 남성 위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중국의 유명 대학을 나온 인재였습니다. 유학 시절에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겨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이질적인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생활하며 공부를 하느라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공부했지만 유학 시절 내내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습니다. 당연히 식생활도 엉망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는 것도 귀찮아 길거리 음식으로 대충 해결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는 힘든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서 곧바로 취업했습니다. 말하자면 유학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사회 초년생 이 되어 일에 매달리게 된 거죠. 이 환자가 암에 걸린 이유는 오랜 유학 생활 동안의 불규칙한 식생활, 불균형 한 영양 섭취 등으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학업에 매 달리다 보니 그보다 더 중요한 정신적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결국 암과 같은 큰 질병을 유발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몸을 챙기지 않고 학업에만 몰두하는 젊은이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수년 동안 지식을 쌓으면서 몸의 면역력은 바닥으로 곤두박 질 치는 것이지요. 건강이 뒷받침이 되어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염두해두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