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종교일까 철학일까? 종교라는 단어는 높은 가르침을 의미하는 한자어로, 원래는 싯다르타의 사상을 가리키기 위해 중국에서 만든 말입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유교도 종교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서구권에서는 종교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신 숭배'를 가리키는 religion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종교라는 말은 너무 많은 것들을 아우르게 되어서, 힌두교, 유교, 불교, 기독교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정의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고, 어떤 정의를 해도 반례가 등장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또한, 불교나 유교는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적 사상이므로 종교가 아닌 철학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신 숭배를 뜻하는 religion과 싯다르타나 공자의 사상을 가리키는 종교를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이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한편으로는 무신론이나 공산주의, 주체사상 같은 것도 종교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종교'라는 것보다는 더 넓게 '절대주의'라는 틀로 생각하면 어떨까 제안합니다.
절대주의란 절대진리나 정답이 있다고 믿는 사상으로, 여기에는 유교, 불교, 기독교, '신이 없다는 게 절대적인 진리라고 믿는 신념', 독재정부의 교시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절대주의와 반대되는 것의 예로 과학적 사고방식, 그리고 민주주의가 있습니다. 과학적 사고방식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세상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을 찾아나가는 활동입니다.
민주주의는 인간에 대한 불신을 체계화한 시스템으로, 서로가 공존하기 위해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 등의 최소한의 공리를 받아들이는 사회계약입니다.
결국 과학적 사고방식과 민주주의의 공통점은 "뭔가를 절대적이라고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대상이 과학적 사실이든 민주주의든 무신론이든, 그것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절대주의자인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채택한 사회에서는 그와는 반대되는 사고방식인 절대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절대주의는 옳다 / 옳지 않다"라는 증명불가능한 명제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택하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공리체계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독단적인 진리관, 독재, 나치즘, 인종차별, 남녀차별 등은 민주주의와 모순되는 앵똘레랑스이며, 이러한 앵똘레랑스에는 똘레랑스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즉,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주장을 민주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다원주의에 반대하는 주장을 다원주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종교와 사상, 그리고 사회체계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그것이 무엇인지를 넘어서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사회와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종교냐 아니냐에 너무 매몰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냥 표현하는 단어일 뿐입니다.
그리고 참나 명상으로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같이해나가면 마음의 평안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