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웃음이 몸에 좋다는 설명을 하고 당장 웃어보라고 권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을 일이 있어야 웃죠?” 하고 반문합니다. 그럴 때 저는 재미있는 농담을 하거나 제스처를 써가며 대화를 나눕니다. 때로는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알록달록한 피에로 가발을 쓰고 빨간 코를 달고 나옵니다. 우스꽝스러운 변장을 하고 나오니까 웃지 않는 환자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한번 웃고 나면 진료를 하는 동안 수시로 웃음을 터뜨립니다. 어떤 환자는 집에 돌아간 후에도 제 모습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답니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좋은 성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웃음 치료를 잘 이행하는 환자들은 무표정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환자들보다 훨씬 좋은 경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흔합니다.
사실 웃음이 정말 필요할 때는 즐거울 때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입니다. 흔히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다고 하지만, 오히려 웃을 일이 없기 때문에 더욱 웃어야 합니다. 저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 더욱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몸이 피곤하고 짜증 날 때는 “아, 피곤하다! 하하하!” 하고 웃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는 “정말 열 받네, 하하하!” 하고 일부러 크게 웃습니다.
꼭 웃을 일이 없더라도 웃다 보면 웃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웃을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 몸은 신기하게도 즐거워서 웃는 웃음과 일부러 웃는 웃음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일부러 웃는다고 해서 그 효과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웃을 때는 ‘후훗' 하고 짧게 웃고 마는 것이 아니라 될 수 있는 대로 '하하하 하 하고 15초 이상 길게 웃는 것이 좋습니다.
박수를 치면서 웃으면 효과가 더욱 큽니다. 웃음도 연습을 하면 더 잘 웃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폴더에 웃는 모습 사진을 모아 두고 그것을 보면서 웃는 모습을 흉내 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거울을 보고 입을 크게 벌린 채 '하하하' 하고 크게 웃어보십시오. 그와 함께 거울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칭찬하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자신을 자주 칭찬하다 보면 낙천적인 마음도 갖게 됩니다. 저의 환자 가운데 매일 자동차 운전을 하기 전에 차 안에서 10분 동안 큰 소리로 웃는다는 분이 있습니다. 은행 지점장인 그분은 직업 특성상 늘 긴장하기 때문에 웃음이 없는 생활을 했으나 암에 걸렸습니다. 그 뒤 억지로라도 웃기 시작하면서 생활이 많이 여유로워졌다고 합니다. 그 덕분인지 현재 면역 치료를 받으며 직장에서 별 어려움 없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진료 대기실에서든 사람들에게 웃는 법을 전수하느라 늘 바쁘다고 합니다.
웃음은 전염 효과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웃으면 더 많이 웃을 수 있 습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사소한 것에라도 자주 웃으십시오. 평소 잘 웃거나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웃음을 전염시키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인사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웃게 됩니다.
험악한 얼굴로 인상을 쓰며 인사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가족이나 이웃들과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웃기가 힘들다면 코믹한 연극이나 영화의 도움을 받아보십시오. 운동장이나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움직이는 것만 운동이 아닙니다. 웃음은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최고의 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