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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과의 긴 전쟁, 그리고 평화 (혈전성 외치핵 수술 후기)

by onjori 2025.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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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엉덩이 쪽에 은근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뭔가 찜찜한 기분에 샤워하면서 거울로 확인해 보려 했지만, 눈으로는 쉽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좁쌀만 한 덩어리가 잡혔습니다.

어떤 남자가 엉덩이를 긁고 있는 사진

그때부터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좌욕도 하고 항문 마사지도 해보았지만, 걱정 때문에 쉽게 잠들 수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통증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결국 항문외과를 찾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항문외과를 가장 꺼리는 병원 중 하나로 꼽는다는 통계가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고통과 민망함이 함께 느껴지는 항문외과는 유쾌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혈전성 외치핵’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약을 먹으면 외치핵 주변의 염증이 가라앉고 통증도 함께 사라질 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외치핵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자연 치유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사실 10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비데를 사용하지 않고 휴지로만 과도하게 닦아서 항문 주변에 염증이 생겨 걷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고 한 달 정도를 고름과 통증을 견디며 버텼는데, 다행히 자연 치유되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로는 비데를 철저히 사용하고, 휴대용 비데 물티슈까지 항상 가지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최근 1년 정도 비데가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겨울에는 건조함 때문에 불편했고 여름에는 찝찝함과 냄새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물론 아침저녁으로 샤워는 했지만, 하루 10시간 이상 샤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엉덩이가 제대로 버텨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강한 적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저는 국소 마취 후 10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라는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언제 또 같은 고통을 겪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받고 바로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관장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바로 수술을 진행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항문외과 의사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필 그날 비데를 사용하지 않고 병원에 가서 선생님께서 더 힘드셨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대변도 보지 않고 가서 수술 중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마음을 졸였습니다.

 

수술 전, 항문 주변을 마취할 때 얼마나 아플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바늘이 들어갈 때와 약물이 주입될 때의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취가 된 상태에서는 수술 중 통증도 전혀 없었습니다. 수술 자체의 통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수술을 미루고 매번 배변 시마다 겪는 고통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전에는 몰랐는데, 외치핵이 한 개가 아니라 3개나 있었습니다.  외치핵을 모두 제거하고 레이저로 지지는 시술이 이어졌습니다. 지혈 후 거즈를 항문에 채워 넣는 것으로 수술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문제는 수술 후 1~2시간마다 거즈를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꽤 불편한 과정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한 시간 조금 지나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습니다. 날카로운 통증이 아닌 묵직한 통증이었는데, 충분히 참을 만했습니다. 진통제 한 알을 먹으니 통증이 훨씬 완화되었습니다.

 

통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소염제와 항생제,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드디어 대변을 보게 되었습니다.

 

걱정과 긴장 속에서 화장실에 앉았습니다. 다행히 찌릿한 느낌은 있었지만, 생각보다 참을 만한 고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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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도 배변 시 통증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혈전성 외치핵은 상처가 작아서 그런지 통증이 심하지 않은 편인 것 같습니다. 수술 후 3~4일이 지나자 엉덩이의 염증도 많이 가라앉고 출혈도 줄어들었습니다.

 

입원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 비용은 초음파 검사 비용을 포함하여 15만 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했습니다. 앞으로 물도 많이 마시고, 비데도 열심히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매운 음식은 최대한 피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항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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