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farer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관리형 게임으로,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망자들의 페리마 스터로서 세계를 여행할 배를 만들고, 영혼 친구들을 보살피며 신비의 바다 건너로 인도해 사후세계로 보내주세요.
하도 인기가 많아서 왜?? 하면서 시작한 바람에 처음이...솔직히 좀 지루했습니다. 5분 정도 뭐야... 계속 이런 거 하나? 하고 속으로 구시렁거리기가 무섭게 매일 퇴근하면 한 시간씩 붙잡고 오늘 하루만 더... 하고 중독자처럼 플레이하다가 어... 37 시간 했군요... 도전과제 2개 빼고 올클 즐거웠습니다. 스듀*을 도트 그림에서 튕긴 저는 이걸 할 운명이었나 봅니다.
애니메이팅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요.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정작 본인을 갈아 넣는 헌신 플레이를 저도 모르게 하게 됩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여하간 처음엔 한정된 공간에서 머리 싸매가며 아기자기하게 꾸려가는 재미라면 후반은 계획도시 운영이 됩니다... 머릿속에 모든 것이 있을수록 유리... 공식번역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덧. 스포는 아니고... 도전과제 하실 분 꼭 당부드릴 말씀이 레시피 얻으면 제발 "그 즉시" 만들어보세요.... 나중에는 뭘 만들어봤고 뭐가 아닌지 알 수 없게 됨. 레시피는 생겼는데 해당 재료가 없다? 어디 꼭 메모해두세요. 다른 건 써버리든 팔았든 뭐 다시 구하면 되고 사면되는데 이건 잊어버리면 아무튼 고통받습니다. 기억력이 좋거나 눈썰미가 좋으시다면 무시해도 되는 조언입니다.
만약 좀 더 어릴 적에 이걸 플레이했더라면 그저...이해 못할, 노래와 배경만 멋진 막일 게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찬찬히 영혼들과 대화하다보면 먼저 떠나보낸 분들이 자꾸만 어른거리면서 눈꺼풀 위로 떠오릅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게임이지만, 조만간 더 플레이하기는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서머와 애니를 동시에 떠나보내고 눈물을 펑펑 흘린 뒤 이 리뷰를 적습니다 보고 싶어요 삼촌, 할머니 부디 즐거운 항해되세요... 걱정은 마시고, 편안하게.
세 자릿수가 넘는 게임을 클리어하고, 네 자릿수가 넘는 게임을 플레이해 봤습니다. 재밌다. 명작이다. 꼽을 수 있는 게임은 많이 있지만 인생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항상 신중하게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지요. 10대에 크로노 트리거,
20대에 진 여신전생3 녹턴 매니악스, 그리고 비워뒀던 인생게임을 오늘 이 게임으로 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