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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린 성장기 - 공포의 스타벅스 알바 후기

by onjori 202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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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스타벅스 매장의 구인 공고를 보았을 때, 마치 운명처럼 끌렸습니다. 늘 커피를 만드는 일에 대한 작은 로망이 있었고,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두잔이 테이블위에 있는 사진

다른 아르바이트들은 주로 알바몬을 통해 지원했던 터라, 스타벅스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다소 새로웠습니다. 1지망, 2지망 매장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결국 배정받은 곳은 집에서 1시간 10분이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당시 돈이 급하기도 했고, 커피에 대한 로망도 있었기에 서둘러 면접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의 첫 시작은 예상대로 청소와 설거지, 포스 업무였습니다. 특히 포스 업무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손님들을 응대하고 주문을 받는 일이 제 적성에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매일 포스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도 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지급하는 캡 모자는 너무 불편해서 결국 사비를 들여 챙이 없는 모자를 구입했습니다(이건 단점)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모든 업무가 로테이션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0분에서 1시간마다 역할을 바꾸는 시스템은 장점이자 단점이었습니다.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반대로 업무 숙련도가 쉽게 쌓이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에서의 가장 큰 난관은 레시피 암기였습니다. 방대한 양의 레시피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머릿속은 온통 레시피 생각뿐이었고, 5시간 근무가 마치 9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음료에 들어가는 부재료 이름, 유통기한 등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샌드위치마다 다른 오븐 사용법, 쇼케이스의 냉장, 상온, 실온 온도까지 외워야 했으니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습니다.

 

밤새워 외우다시피 했지만, 첫 레시피 시험에서 절반 이상을 틀려 재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다행히 실제 음료를 만들어보면서 익힌 내용들은 비교적 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스타벅스는 시즌마다 새로운 음료와 푸드를 출시하기 때문에, 레시피 암기는 끝없이 반복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그만두기 직전에도 다섯 가지 새로운 레시피가 추가되어 다시 머리를 싸매야 했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나름 보람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를 지치게 했던 것은 잦은 연장 근무였습니다. 주 5일, 5시간 근무 계약이었지만, 첫 주를 제외하고는 매일 연장 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정시에 퇴근하고 싶었지만, 매일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연장되는 근무 시간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연장 근무 수당은 1.5배였지만, 칼퇴근을 선호했던 저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레시피 시험을 통과한 후, 드디어 음료 제조를 담당하는 바에 배치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에 들어가 연습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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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료 제조는 생각보다 복잡했고, 정해진 루틴을 영어로 암기해야 했습니다. 음료 하나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손님에게 음료를 건네는 일조차 여러 번 반복해야 익숙해졌습니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거나 단체 주문이 들어오는 날에는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그때마다 제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고, 제 능력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습니다.

 

오픈과 마감 업무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마감 후 30분 동안 마스트레나(커피 머신)와 식기세척기 청소, 바닥 청소, 쓰레기 처리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습니다.

 

다음 날 사용할 부재료를 준비하고 소독약을 꺼내 놓는 일, 오븐 청소까지 해야 했습니다. 오픈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스트레나와 식기세척기 소독, 부재료 준비, 커피 준비 등 30분 안에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글로 적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 양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스케줄은 매우 유동적이라 오픈, 미들, 마감 근무가 불규칙하게 배정되었습니다.

 

오픈 근무 때는 새벽 5시 20분 첫차를 타야 했고, 마감 근무는 밤 10시나 11시에 끝났습니다. 불규칙한 생활에 수면 패턴은 완전히 망가졌고, 결국 건강까지 나빠졌습니다.

 

제가 일했던 매장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그란데 사이즈 매장이었고, 드라이브 스루는 없었습니다.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대기 번호가 50번을 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여름철이나 프리퀀시 행사가 있는 기간에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제가 일했던 매장도 이 정도였으니, 2~3층 규모의 매장이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것은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었습니다. 외워야 할 것도 많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았기에, 제대로 된 직업으로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알바’라는 생각으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될 곳입니다. 스타벅스 근무를 고려하고 있다면, 단단히 각오하고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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